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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열전] 이재용 부회장, 난제(難題) 풀고 '3세 경영체제' 완성한다

2019-06-04 16: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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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전자 관계사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블라인드/뉴시스)
[글로벌경제신문 안종열기자] '단기 성과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내놓은 결론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그룹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 덕분"이라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시스템반도체 분야 133조원 투자 계획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관계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참석자들이 이 부회장의 고민과 결론에 공감하며, 각오를 다졌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 사장단 긴급회의 소식을 전해들은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위기 경영'을 선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말에 관계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 4시간 가량 회의를 진행하며 '핵심기술의 초격차'와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한 것은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끊임없이 삼성의 미래경쟁력에 대해 고민해 왔다. 지난해 2월 경영에 복귀한 후 12차례의 해외 출장을 다니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했다. 7개의 글로벌 인공지능(AI)센터 구축과 올 4월에 발표한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도 끊임없는 고민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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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전자 관계사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블라인드/뉴시스)

△'선택과 집중'으로 3세 경영체제를 완성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악화됨에 따라 그룹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슬로건을 내밀었다.

이 부회장은 비 주력사업이던 삼성테크원·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방산 부문을 한화에 매각한데 이어 2015년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 화학 사업장을 롯데에 넘겼다.

비 주력사업을 매각한 뒤 전장사업과 바이오사업 등 삼성그룹이 성장동력으로 꼽은 신사업에서의 성과도 본격화 됐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에 대해 "사업 결정을 하기 전에 매우 신중하다. 하지만 일단 판단이 서고 나면 무섭게 몰아붙이는 스타일"로 평가했다.

사업을 재편한 후 이 부회장은 그룹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우선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갖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처분해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와함께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정관도 변경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완전히 분리했다. 또 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11년 만에 합의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묵은 난제(難題) 풀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하지만 여전히 이 부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는 남아있다. 반도체 위기론, 미래먹거리 확보 등이 그것이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대법 판결,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고강도 수사 등도 난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3855억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3.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0.2% 급감했다.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건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쇼크의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었다. D램 고정하격은 넉달 연속 두자리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5600억 원의 영업적자가 난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 부진도 한몫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편식이 결국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전체에서 반도체 사업부의 비중은 약 50~70% 차지하고 있다. 즉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 된다. 문제는 이번 반도체 쇼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상저하고의 흐름 속에 상반기는 사업이 어렵고 하반기에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2017년, 2018년 동안 이어진 반도체 초호황기는 이제 끝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로 비(非)메모리 1위를 선언하고 시스템 반도체 강화에 133조원을 쏟고 1만5000명을 채용하는 '반도체 2030'을 선포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초호황기에 벌어들인 수익을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재투자해 새로운 초격차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겠다"고 자신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9년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은 2위(19.1%)를 기록하며 1위(48.1%)와 격차가 벌어진 상태"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의 집중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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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 출처 = 뉴시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은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AI) 등 신 산업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 확대를 위한 글로벌 행보에도 적극 나서도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 머물면서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잇따라 방문해 두 회사 경영진과 5G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1월 3일에는 올해 첫 공식 사내 행사로 수원사업장을 찾아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AI 기술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새로운 '성장엔진'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해 항소심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 3∼4월 유럽과 북미 지역을 돌며 AI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점검한 데 이어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에 '글로벌 AI 연구거점'을 잇따라 구축했다.

이 부회장은 우수한 인재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인 '인재 제일'을 최우선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올 들어 AI·빅데이터·로봇 등 신사업 연구인력과 마케팅·디자인 전문가 등 7명의 외부 석학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역량과 스타트업 지원 경험 등을 활용해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선다. 청년 취업 준비생에게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는 취지다.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도 지원하기로 했다.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하고 힘을 모아야 정상을 밟을 수 있다'는 선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초격차 리더십'이 삼성을 또 한번 도약시킬 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프로필]

▲서울 출생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 학사

▲게이오대학교 대학원 석사

▲하버드대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 입사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

▲200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2007년 삼성전자 전무

▲2009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

▲2010년 삼성전자 COO 사장

▲2013년 삼성전자 부회장

▲2015년 삼성문화재단 및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안종열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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