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경제신문

검색

재계·일반

[재계 총수 열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미래 자동차 시장

2019-05-31 16:20:29

center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2019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미래인 '스마트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수소전기차를 비롯해 고성능 전기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차량 공유 등의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3일 크로아티아의 전기차 개발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와 투자·협력 등의 내용이 담긴 계약에 서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계약을 위해 직접 크로아티아 리막 본사를 찾을 만큼 리막과의 협업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쉐그룹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리막의 까다로운 눈높이 때문에 정 수석부회장이 수 개월에 걸쳐 공을 들여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액은 총 8000만유로(약 1067억원)에 달한다. 리막은 지난 2009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파워트레인, 제어기술 등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네이버 CTO(최고기술경영자) 출신이 설립한 '코드42'에 투자를 진행했다. 설립 전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 핵심 인력들이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은 스타트업으로,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유모스(UMOS)'를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배달 로봇 등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지난 3월에는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업체인 '올라(Ola)'에 3억 달러(약 3565억원)를 투자하고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올라는 인도 차량 호출 업체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등록 차량은 130만대에 이른다. 세계 12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도 시장은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공유경제 등에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라와의 협업을 계기로 현지 공유경제 분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차량 호출 서비스에 활용되는 전기차 개발도 공동으로 진행해 인도 시장을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 '그랩'에 2억7500만달러(약 3267억원)를 투자했다.

세계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7년 388억 달러(약 47조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고 공유 경제가 점차 확산하면서 오는 2025년에는 3584억 달러(약 426조원)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enter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 두번째)이 리막 작업 현장에서 마테 리막 CEO(왼쪽 네번째)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정 수석부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예견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당시 '미래 대응력 강화'와 '사업 경쟁력 고도화' 등을 강조하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열린 계열사 통합 시무식에서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기존의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처음으로 정몽구 회장 대신 시무식을 주재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석부회장직을 맡게 된 지난해 말부터 조직문화 개선, 수소전기차·스마트 모빌리티 강화 등의 목표를 제시하면서 직접 실행에 옮기고 있다.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유연화, 복장 자율화 등을 도입했고, 임원 직급 체계 간소화와 수시 인사 체제를 강화하는 인사 제도를 도입해 수평적 조직문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정착시킬 예정이다.

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 인사 영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닛산의 전사성과총괄(CPO) 호세 무뇨스 사장을 임명했다. 앞서 연구개발본부장에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디자인 총괄에 벤틀리 수석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그리고 상품본부장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 등을 임명해 글로벌 인재 보강에 나선 것도 정 수석부회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center
기아자동차가 1월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 시스템)’을 공개했다. 사진=기아차 제공


정 수석부회장이 본격 행보를 시작한 올해 1분기 현대기아차는 실적 호조를 이뤘다. 현대차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2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3조9871억원으로 6.9%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9538억원을 기록해 30.4% 증가했다. 기아차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9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4.4%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12조4444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 당기순이익은 6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3% 늘었다.

호조를 기록한 1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V자 반등'의 시작이라고 봐도 되냐는 질문에 정 수석부회장은 "더 봐야 한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 잘 됐으니 앞으로 더 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 산업 환경에 대비해 현대차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고객'을 출발점으로 하는 전략을 세워 미래 성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니즈와 기대를 미리 예상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한발 앞서 제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2일 칼라일그룹 이규성 공동대표와의 대담에서 "현대차그룹의 최우선순위는 고객이다. 요즘 고객에게 더 집중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서비스,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모든 직원들에게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 트랜드에 적극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효율성의 증대가 중요하다. 외부 기술들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미래 성공 요소"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 단계 진화해야 한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와 집념이 읽히는 대목이다.

김봉수 기자 bsk@getnews.co.kr
리스트바로가기

오늘의 주요기사

글로벌뉴스

글로벌포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