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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의 세계 문화 기행] 예술과 혁명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6) 궁전광장

2019-08-29 16:07:07

세계 3대 박물관중 하나인 에르미타시 박물관 관람을 했다. 관광버스는 버스는 궁전광장 앞에 섰다. 광장 왼편에는 에르미타시 박물관이 있고 오른편에는 구(舊) 해군 참모본부이다. 구 해군 참모본부 중앙에는 개선아치가 있는데, 그 위에는 마차를 모는 승리의 여신상이 조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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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광장의 구 해군참모 본부와 개선아치. 사진=김세곤

궁전광장 중앙에는 높이 47.5m, 직경 4m, 무게 600t이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돌기둥이 있다. 이 기둥이 바로 ‘알렉산드르 원주 기둥’인데 러시아가 1812년에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34년에 세워졌다. 기둥 꼭대기에는 알렉산드르 1세 (재위 1801~1825)의 얼굴을 한 천사가 십자가를 붙잡고 뱀을 누르고 서 있다. 천사는 알렉산드르 1세이고, 뱀은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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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광장의 알렉산드르 원주 기둥. 사진=김세곤


그런데 궁전광장은 러시아 역사 현장이다. 1905년 1월의 ‘피의 일요일’, 그리고 1917년 10월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곳이다.

1905년 1월 22일, 일요일 아침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노동자들이 조용히 길거리를 행진하였다. 그들은 니콜라이 2세에게 청원할 생각으로 궁전을 향했다. 행렬의 선두에는 러시아 정교회 사제 가폰(1870~1906)이 있었다.

1903년 봄에 가폰은 ‘공장 노동자 클럽’을 만들었다. 모임의 주된 내용은 친교와 명사 강연이었다. 클럽은 활기를 띠어 1904년 가을에는 회원수가 9000 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1904년 12월말에 1만2000명의 노동자를 가진 최대 금속기계 회사인 푸틸로프 공장에서 가폰의 클럽회원 4명을 포함한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노동자들은 연일 집회를 열어 해고자 복직을 요구했고, 1905년 1월에는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은 확대되어 450여 공장 11만 명이 동조파업을 했다. 이럼에도 사업주들은 완강했고 노사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1월22일에 가폰은 니콜라이 2세에게 직접 청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나섰다. 청원서에는 해고자 복직 요구를 사업주가 거절했다는 내용과 함께 8시간 노동제, 노동권 보장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오후 2시에 궁전광장에는 20만 명이 넘은 노동자와 가족들이 모였다. 이 대열 앞에는 ‘병사여, 인민을 쏘지 말라’는 플래카드가 들려 있었다.

갑자기 황제의 군대는 대열을 향해 일제 사격을 가했고, 기병대가 돌진하여 칼을 휘둘렀다. 1000 명 이상의 노동자가 피를 흘리며 죽었고, 4000 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잔혹한 학살 소식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그 결과 66개 도시의 노동자들이 항의 표시로 작업을 중단했다. 1월 한 달 동안 동맹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는 44만 명에 이르렀다. 이 숫자는 지난 10년 동안에 파업 참가자수 보다 훨씬 많은 것이었다.

국민들은 차르는 노동자 편이 아니며 지주 및 자본가들과 한통속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차르는 물러가라. 공화국 만세.“

이런 구호는 전국 도처에 퍼졌으며 집회와 시위는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 당시 러시아는 러일전쟁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일본군은 만주로 진입하여 9월에는 랴오양을 점령하였고, 여순도 위협했다. 러시아의 유일한 희망은 발틱 함대였다. 1904년 10월15일에 니콜라이 2세는 발틱 함대를 라트비아 리예파야 항구에서 출발시켰다.

하지만 발틱 함대는 1902년에 일본과 동맹을 맺은 영국의 방해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220일 만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기 위해 대한해협에 도착했다. 전투준비를 끝낸 일본해군은 1905년 5월27일에 쓰시마 해전에서 발틱함대를 무참하게 궤멸시켰다.

9월5일에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 중재아래 러·일간에 ‘포츠머스 강화조약’이 체결되었고, 일본은 조선의 지배권을 인정받았다. 일본은 11월17일에 을사늑약을 체결하여 외교권을 강탈했고, 1910년 8월29일에 조선을 강제병탄 했다. 오늘이 경술국치 109년이다.

한편 1917년 10월 25일, 네바 강에서 정박 중인 순양함 오로라 호에서 한 발의 공포탄이 울렸다. 이를 신호탄으로 공산혁명지도자 블라디미르레닌(1870∽1924)은 겨울궁전을 습격하여 임시정부 카렌스키를 몰아냈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 정권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여행칼럼니스트/호남역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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