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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행복한 경영 이야기] 공익분야 전문가, 보람과 현실사이의 고민

2019-10-11 11: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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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최근 영남과 강원권 지역이 연이은 가을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태풍‘타파’의 피해가 채 복구되기도 전에 지난 3일 태풍 ‘미탁’으로 이 지역에서 74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비교적 먼 서울은 선선한 날씨를 가져다주는 가을비로 느껴졌는데 심각한 태풍 피해소식을 접하니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피해 발생 직후 여러 공익법인들이 기업으로부터 구호금품을 지원받아 자원봉사자들과 구호활동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이들 공익법인의 신속한 재난 대처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익분야 활동가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긴급 상황과 우리사회 소외된 곳에서 그들의 역량을 발휘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공익법인 종사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원에는 인색하다.

2011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공익법인 종사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업무에 합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2018년 사회복지사 통계연감'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사회복지사의 기본급 평균은 23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직장인 평균 월 급여(약 303만원)의 약 76% 수준이다. 특히, 여성가족부 소관 이용시설의 급여는 187만원으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사회복지사들의 근무시간 또한 녹녹치 않다. 이들의 주간 평균 근무 시간은 약 43시간으로 나타났다. 근무시간이 50~60시간 이상인 경우도 22%나 있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아직도 일부 공익법인이 직원에게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지역아동센터 등 소규모 시설은 근로 환경이 더 열악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부부가 사회복지사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상시 4명 이하의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장애인주간보호시설, 공동생활가정 등 전체 46.3%인 9093개소, 1만9891명의 종사자가 법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했다. 매년 보건복지부에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해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준수할 의무에 관해선 모호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공익법인 과다인건비 규정은 꽤 명확하다. 현재 장학법인과 사회복지법인 임직원에게 연간 8000만원을 초과하여 인건비를 지급할 경우 그 금액에 관해서는 고유목적사업에 대한 지출로 보지 않는다. 단, 주무관청에 승인을 받은 경우는 제외된다.

미국세청은 공익법인의 규모와 전문사업분야에 따라 과도한 인건비 수준을 달리 본다. 즉, 공익법인의 과다인건비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미국은 공익법인의 과다인건비를 어떻게 관리할까? 해답은 '국민 감시'이다. 미국 공익법인은 매년 미국세청 홈페이지에 이사와 경영진의 인건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이밖에도 연봉이 10만 달러 이상, 연봉금액 상위 5명의 명단과 금액을 공개해야한다. 기부금과 보조금 등 공공자금이 주 수입원인 공익법인은 기부자와 국민의 감시가 정부의 규제만큼 부담스러울 것이다. 따라서 인건비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기부자와 국민의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합리적인 인건비를 공익법인 스스로 산정하도록 돕는다.

미국세청 공시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미국 비영리분야에서 최고 임금을 받는 CEO는 챔버오브커머스재단(US Chamber of Commerce Foundation)의 토마스 도너휴(Thomas Donohue)로 약 661억달러(한화 약 79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분야 고액연봉자의 대다수는 의사, 교수, 투자 관리자, 축구 코치 등으로 고소득 연봉을 받는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 설득력이 어느 정도 있다.

매년 우리나라는 공익분야의 연봉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아 이러한 수치를 확인 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공익분야의 합리적인 연봉 수준을 가늠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이는 일반 국민들이 공익분야 고액연봉자에게 무조건적인 적대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공익법인 고액 연봉자의 투명한 자료공개와 함께 이들 업무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개선도 함께 이루어 져야 한다. 많은 기부자가 후원금이 법인의 인력비용으로 사용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자신의 기부금이 탄탄한 계획과 공정한 절차 없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최근 서울대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이 명확한 규정과 절차 없이 장학금을 지급한 것이 알려져 기부자와 국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듣고 있다. 내가 낸 기부금이 우리사회에 꼭 필요로 하는 곳에 공정하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그 계획과 절차를 수립하고 실행하는 공익법인 종사자들에게 그에 맞는 인건비가 지급되는 것은 당연하다.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일부 특수 관계자에게만 돌아가는 인건비가 아니라 모든 종사자의 업무역량에 맞는 보수체계가 확립된다면, 우리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이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로 어려운 근무환경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익분야 전문가들이 현실적 장벽에서 다른 분야로 돌아서지 않도록 근로자로서 기본적인 권리와 대우를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경제신문 경영자문위원/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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