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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모바일시대에 왠 CPU 부족사태?

-데이터 센터 등 프로세서 수요 급증으로 CPU 공급 부족 -인텔, 삼성에 위탁생산 가능성 점쳐져 -국내 PC 업계는 '울상'…생산량·매출↓

2019-12-02 16: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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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 출처 = 뉴시스
[글로벌경제신문 안종열 기자] 최근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이 시점에 핵심 제품인 'CPU 부족'이 왠 말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부터 데이터 센터와 슈퍼컴퓨터 등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고객들의 CPU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인텔은 지난해 미국 오리건과 애리조나,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에 있는 제조공장에 15억 달러(약 1조 7400억 원)를 투자해 생산량을 끌어올리며, CPU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인텔의 CPU 공급 부족 문제는 아직 진행중이다. 업계는 최근 인텔의 공급부족으로 정상적인 회복은 내년 상반기로 보고 있다. 인텔은 10nm 공정의 새로운 프로세서를 양산하며 일부 공급부족을 해결한 듯 보이지만, 절대적으로 많은 수치의 14nm 공정에서는 공급부족 문제는 지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밥 스완 인텔 CEO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의 공급 부족 문제는 관련 생태계에 큰 지장을 줬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해 고객 성장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며, CPU 공급 부족 문제가 올해 3분기 말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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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반도체 기업 매출 성장률 순위 / 사진 출처 = IC인사이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CPU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인텔의 CPU 위탁생산을 맡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텔의 반도체 생산공정 기술력이 삼성전자와 비교해 크게 뒤처지고 있는 데다 CPU 경쟁사인 AMD의 기술 발전에 인텔이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텔은 PC용 CPU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글로벌파운드리(GF) 등에 위탁생산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CPU 외의 다른 제품을 파운드리에 위탁 생산 함으로 자사의 CPU 생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TSMC는 인텔의 경쟁 업체인 AMD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고, GF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삼성전자가 인텔의 CPU 위탁 생산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SMC의 생산 능력 부족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며 "내년에 퀄컴에 이어 인텔 칩 외주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기본적으로 거래선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인텔이 지난 20일 사과문에서 파운드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것이 부품인지 CPU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를 합친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경쟁사다. 특히 지난 2017년~2018년 1위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매출 부진으로 인텔에게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만일 인텔의 물량를 수주할 경우 2020년 이후 다시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 2030'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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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IDC


◆ 국내외 PC 업계는 '울상'

다만 국내외 PC업계는 울상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텔의 CPU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생산 차질과 매출 감소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

세계 PC 시장은 휴렛팩커드(HP), 레노버, 델, 애플, 에이서 등 5대 업체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텔 CPU 기반으로 제품을 만드는데 이 문제가 매출에 직접 타격을 줄 것이라는 입장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실제로 레노버 COO 지안 프랑코 란치(Gianfranco Lanci)는 최근 시장 조사 업체 캐널라이스(Canalys)가 주최한 채널 포럼에서 지난 분기 PC 시장 성장률을 언급하며, CPU 공급 문제만 없었어도 7%는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델은 2020회계연도 매출 예상치를 927억~942억달러에서 915억~922억달러로 최근 하향 조정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PC업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CPU 모델마다 수급 사정은 다르지만 소량 생산은 가능한 수준이라도 공공 시장에 PC를 공급 등 대량 생산 시 여전히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안으로 업계 2위인 AMD CPU도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PC용 CPU 시장에서 인텔이 90% 이상 점유율을 압도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적인 구매 방식을 선호하는 정부 기관 사이에 낀 PC 제조사들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최근 디지타임즈는 "인텔의 CPU 부족은 2020년 1분기에도 PC 업계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며 "심지어 2분기에도 지속될 수 있어 내년 PC 업스트림 공급망에서 SSD에 대한 수요를 저해할 것" 전망했다.

안종열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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