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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연금 개혁 반대' 50만 시위 전국 마비...마크롱 또 위기

2019-12-06 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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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열린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 참여한 남성이 자욱한 연기 사이로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앞장서고 있다. /출처=뉴시스
[글로벌경제신문 이재승 기자] 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전국적으로 50만명 가까운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프랑스가 마비 상태에 빠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45만명 이상이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 나서면서 수십년 사이 최대 규모의 공공 부문 파업이 일어났다.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이 주최한 시위에는 운수,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직군의 노동자와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시위로 프랑스 국영철도(SNCF)의 열차 운행 90%가 취소됐고 파리 지하철 노선 16개 가운데 11개가 폐쇄됐다고 프랑스 24, CNBC 등은 전했다.

기차, 지하철, 버스 이외 일부 항공평도 운항이 중단됐다. 에펠탑, 오르세 박물관 등 파리의 주요 관광지 역시 직원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프랑스 교육부는 전국적으로 교사의 55%가 시위에 합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학교가 휴교했다.

음악교사라는 한 시민은 "연금 문제 때문에 시위에 나온 적은 한번도 없는데 이번엔 달랐다"며 "한평생 일을 했는데도 적정한 연금을 받을 수 없다면 일을 그만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정부에 대해 인내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 파리에만 경찰 6000명이 배치됐다. 시위대는 파리 북역과 동역에서부터 나시옹 광장까지 행진에 나섰다. 파리 동부에서는 몇몇 시위자가 상점 유리를 깨뜨리고 방화를 하면서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가스를 뿌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개혁을 주요 정책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정부는 직종별로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통합한 뒤 포인트 제도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하나의 국가연금 체제를 만들려 하고 있다.

현행 연금제도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불공정한 측면도 있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지적했다. 반대파는 그의 계획 대로라면 퇴직금 수령 연령이 높아지고 연금 실수령 금액은 줄어들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연금 개혁을 추진할 때마다 노동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1995년에는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연금 개혁을 시도했다가 수주간의 시위에 부딪혀 꼬리를 내렸다.

이번 사태는 마크롱 대통령을 또 다시 시험대에 올렸다. 그는 지난해에도 정부의 친시장 개혁정책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반정부 시위로 지지율이 25%까지 추락하는 등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많은 프랑스 유권자가 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친기업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에게 이 같은 임무를 믿고 맡길 수 없다는 우려가 높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최근 입소스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76%가 연금 개혁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64%가 현 정부의 개혁 추진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재승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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