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경제신문

검색

칼럼

[윤기설 칼럼]인국공사태는 불공정의 산물

2020-06-29 11:58:59

center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보안검색요원들의 임금수준을 낮춰 밝히는 등 정규직화의 불공정성을 희석시키려는 청와대와 여당의원들의 주장이 앗따르면서 사태의 본질이 왜곡되기도 한다.

“이게 공정이냐”는 청년들의 분노의 목소리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을 멈춰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지지자는 6일만에 26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청원인은 “인국공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며 “사무직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연봉수준이 높고 철밥통인 양질의 일자리를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치열한 경쟁도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데서 비롯됐다. 청년층들은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과 배치된다고 분노하고 있다.

인국공 보안검색요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받는 연봉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천국제공항에 직고용되면 연봉 3500만원 이라고 해서 그건 팩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며 “억지 논리 정당화를 위해 거짓말까지 유포했다”고 비판했다.

"이게 정의냐" 청년들 분노의 목소리

보안검색이 직고용되면 최소 4300만원 이상이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하 의원은 6월 1일 인천국제공항 자회사로 이미 채용된 보안검색 692명과 7월 1일 기준으로 채용될 나머지 보안검색 직원들 평균연봉이 4285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직고용하면 이들 자회사로 채용될 때보다 더 높아져 최소 4300만원은 넘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녀학자금 등 각종 복지혜택 역시 최고의 수준이다. 일반직 초임은 4589만원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5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천국제공항은 공공기관중에서도 연봉도 최고로 높을뿐 아니라 자녀학자금 지원등 각종 복지혜택도 잘 갖춰져 있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는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으로 회자된다.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수준과 비교해보면 인국공의 임금이 얼마나 높은지 알수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신입직 초임을 밝힌 기업들의 초임연봉은 평균 3382만원이다. 대기업 125개사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기본 상여금 포함, 인센티브 제외)은 평균 4086만원이고 중소기업 152곳의 대졸 평균 초임은 2769만원이었다. 보완검색요원들의 임금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초임보다도 훨씬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보안검색요원 업무와 관련, 사무직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들어갈 일자리가 아니라고 억지주장을 펴고 있지만 고용이 보장돼 있는데다 임금이 많아 일반 취업준비생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영전망이 불투명한 중소기업에 입사해 펜대를 굴리는 사무직 업무를 하며 박봉에 시달리느니 신의 직장에 들어가 육체노동을 하는 것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무직과 보완검색요원의 직군이 서로 다르다며 애써 보완검색요원의 일자리가 좋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킬 문제는 아니다.

보완검색요원 대기업 대졸초임보다 많아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인국공과 관련한 청년들의 분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이며 경청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들의 분노를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긴 것에 대한 문제, 즉 이해관계의 문제로 보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며 공정함을 잃은 것에 대한 저항”이라고 지적했다.

대졸자들은 뼈빠지게 취업준비를 해도 공기업에 들어가기는 하늘에 뼈따기다. 그런데 고연봉에 고용이 보장된 ‘신의 직장’을 손쉽게 들어간 것에 대해 허탈해하는 것이다. 앞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이번 논란이 가짜뉴스로 촉발된 측면이 있다”면서 “일각에서 불공정 문제를 제기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인천공항공사 응시 희망자에게 오히려 큰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 1900여명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떠안게 되는 것을 일자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인데 앞으로 더 뽑겠다는 것인지 발언의 의미가 모호하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공평과 공정이다. 청년들의 분노에 대해 “정규직화가 청년 일자리 뺏기가 아니다”거나 “조중동류의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본질을 잘못 본 것이다. 청년의 분노는 공정함의 문제이고 인기영합적인 정부 고용정책에 대한 질타이다.

정규직 전환자 중에는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사람도 있다. 그러다보니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내고, 스펙 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였는데 줄한번 잘 섰다가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은 평등이 아니라는 불판들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서울대 커뮤니티에는 “문(文)제폐하의 승은을 입어야 정규직이 된다”는 내용도 올라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인천공항 방문일인 2017년 5월12일을 기점으로, 그 전부터 비정규직이던 직원들에 대해서만 조건없이 정규직 전환시킨 것을 비판한 것이다.

정부는 설익은 공정 정의 평등을 외치며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돼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힘쓸게 아니라 친시장 정책을 펼쳐 민간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도록 실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불필요한 공정성 시비도 없어지고 젊은층들이 취업할 양질의 일자리도 더 생길 것이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리스트바로가기

오늘의 주요기사

글로벌뉴스

글로벌포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