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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너도 나도 화장품 진출…"특별하지 않으면 우물 안에서 말라죽는다"

2020-09-16 17:44:10

[글로벌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화장품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수년전부터 하락세를 걷던 국내 패션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한계를 맞이하면서, 새 성장 동력으로 화장품 사업을 선택한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는 화장품 브랜드 '라이크와이즈'를 선보인다.

코오롱FnC는 지난해에도 스킨케어(피부관리) 전문 브랜드 엠퀴리를 출시했다.

앞서 지난 5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내년 초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사업목적에 화장품을 추가했다.

LF도 2018년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과 지난해 10월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선보이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업계는 패션과 화장품 모두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 능력과 고도의 생산 노하우 등 핵심 경쟁 요소가 비슷해, 기존 사업과 신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패션업계가 화장품 사업에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디비치다.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할 당시 매출이 19억 원이었던 비디비치는 지난해 2000억 원을 돌파했다. 8년만에 193배나 성장했다. 특히 이 회사의 영업이익 가운데 약 80%가 화장품 사업에서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국내 패션시장은 정점을 지나 감소하고 있던 추세였다. 이에 새로운 사업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신세계 비디비치의 성공을 본 패션기업이 기대감을 갖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화장품의 경우 제작을 코스맥스 등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에 맡길 수 있어 진출 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도 크게 작용한 것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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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패션업계의 화장품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예측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기업들의 잇따른 화장품 시장 진출이 마치 과거 태양광산업이 주목받을 때 폴리실리콘산업에 잇따라 진출했다가 시장 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결국 시장에서 철수한 반도체 업체들을 떠올리게 한다"며 "독보적 기술력이나 차별화 된 콘셉트를 확보해야만 국내 화장품 산업도 살고 업체들도 살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폴리실리콘은 원래 CPU 등 반도체 재료로 쓰이는 재료로 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태양전지 제조에도 쓰인다. 2010년께 태양광산업이 주목받으며 다수 반도체 기업이 태양광사업에 진출했지만 과잉 공급으로 인한 수익성 폭락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국내 화장품 산업의 성장률은 1%에 불과하다. 아시아권 뷰티시장이 전년 대비 평균 6% 이상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화장품 산업은 사실상 포화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제약사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최근 대규모 유통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패션기업들까지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화장품 산업에 진출한 이들 기업 대부분 지난해 전년대비 13% 이상 성장한 중국과 7% 이상 성장한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힘을 쓰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중국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한국 화장품은 최근 일본 화장품들에 밀렸다. 글로벌트레이드아틀라스(GTA)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본산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24억6881만 달러(약 2조9300억 원)를 기록하며 1위를 꿰찼다. 반면 한국산 화장품 중국 수출액은 24억3369만 달러(약 2조8900억 원)로 2위로 내려앉았다.

한한령 등으로 한국 화장품이 주춤한 사이 중국 현지 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고,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일본 화장품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들 시장에 먹힐만한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박터지게 싸우다가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현재 뷰티 시장은 이미 포화됐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각 업체들이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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